건축평단 26(2025년 봄호)

강난형 , 김영철 , 김인성 , 박영태 , 송종열 , 송하엽 , 이지형 , 이희준 , 임성훈 , 전상현 , 정만영 , 조순익 , 현명석 저자(글)

제대로랩

2025

『건축평단』은 2015년 창간된 건축 이론 비평지이다. 계간 형식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연4회 발간되며, 책 속에는 함께 고민해봐야 할 건축의 주제, 다채로운 시선으로 읽어낸 건축가와 건축작업, 그밖에 건축에 관한 목소리가 촘촘이 각인되어 있다.

건축의 가능성: 매너리즘 혹은 아나키즘
2025년 《건축평단》의 봄호는 불확실성과 혼돈의 ‘인터레그눔’ 시대에 놓인 현대 건축을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건축가로서 가벼움과 무거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곤경을 겪으며 매너리즘적 태도로 대응하는 김광수, 현재의 건축은 아키즘(권력과 질서)의 해체 속에 놓여 있으며 아나키즘을 통해 새로운 질서와 자유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가 이종건, 그들의 대화는 건축이 구체적 실천과 새로운 감각을 통해 다시 정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결국 매너리즘과 아나키즘은 기존 질서를 비틀거나 극복하며 건축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서로 다른 방식의 현실 대응임을 설파한다.

건축가와 건축 작업들: 황두진의 〈바람의 언덕〉, 요앞건축의 작업들 그리고 에스오에이 건축
이번 호에서는 관계인구 중심의 새로운 공동체적 삶과 구축술을 모색한 작품들도 살펴본다. 황두진의 〈바람의 언덕〉은 건축가 스스로가 ‘무지개떡 건축’에서 제시한 다공성, 중첩된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도시적 논리의 ‘내전’이 아닌 ‘외전’으로 분류한 작업이다.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바람의 통로를 형성하는 다공성의 구축술로 프라이버시와 공동체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이 건축은 저밀도의 공유 공간과 개방성을 추구하는 제3의 동네 실험으로 확장된다.
한편, 류인근, 김도란, 정상경이 함께 작업하는 요앞건축의 특징들은 각각 ‘낯섦’, ‘즐거움’, ‘아름다움의 감각’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세 크리틱에 의해 강조되었다. 이를 통해 요앞건축이 지닌 다양한 스펙트럼과 고유한 건축적 가치를 더욱 명료하게 제시한다.
또한 오브제, 파빌리온, 건물, 도시, 전시, 책을 오가며 총체화할 수 없는 다양한 스케일과 매체, 질료의 사물들과 담화들을 생산해온 에스오에이 건축은 건축가 집단의 진지하고 꾸준한 실천적 작업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축(들)이 움직인다’에 포착되었다.

설계 스튜디오 2025
이번 기획에서는 《건축평단》 창간호가 다뤘던 건축 설계 교육을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오늘날 건축 교육에서 중대한 역할과 비중을 차지하는 설계 스튜디오 수업에 집중하여 인증제도 하에서의 문제점, 검토되어야 할 사항, 시스템의 큰 수정 없이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언하고 일곱 설계 스튜디오의 여덟 교육자가 진행한 설계 스튜디오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리뷰와 서평 그리고 연재
본지 현명석 책임편집위원은 레이너 밴험이 제안한 ‘환경 건축’ 기획에 주목하며 광주 비엔날레 순환폴리에서 전개된 건축 작업 중 밴험의 접근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그로부터 떠올린 몇 가지 생각을 지면 위에 옮겨놓았다. 또 서평에서는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서재원 지음, 공간서가, 2024), 『집합 형태의 갈래』(김영준 지음, 도서출판 동녘, 2024) 두 권의 책을 각각 이지형과 정만영이 소개한다. 연재 코너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건축비평의 토대 놓음’을 위한 첫 번째 논의로 건축 이념의 ‘실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비평가-건축가의 존재론적 지위’를 해명하는 문제를 다뤘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비평가의 역할, 비평의 특징, 비평의 준거점을 차례로 다룰 예정이다.

© 2025 ABCE Bookshop. All Rights Reserved.